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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 2003/11/10 18:46

생일이 4월 30일이예요..?

가끔 듣는 질문이다. 이메일 아이디에 0430 을 넣게 된.. 그날 부터..

나는 늘 목소리가 중요했다. 눈빛과 마찬가지로.. 목소리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거라..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도움을 받기 위해.. 처음 통화를 한 날.. 아주 부드러운 저음의 그는.. 말끝에 웃음이 배여 있다.
솔직한 사람인 것 같다...

그를 처음 만난 날.. 2002 년 04 월 30 일..

아껴 둔.. 까만 원피스를 입었다.. 그 옷을 입는 날엔.. 늘 "예쁘다" 는 말을 들었던 게 생각이 났다...
살짝 밝은 하늘색.. 아이섀도우를 하고... 투명한 빨간 빛.. 입술을 그리고...
조그맣게 앉아서.. 내내 그의 눈과 마주쳤다.. 나는.. 좋은 사람.. 눈마주치는 걸.. 좋아한다..

2002 년 10 월 25 일.. 두번째 만남..

내 이름을.. 처음 불러줬다.. 스타벅스에서...
그는 까페모카를.. 나는 코코아를..
그는.. 영화얘기를 했고.. 나는.. 여행얘기를 했다...
그는.. 아이처럼 짧은 머리에.. 밝은 니트를 입었고.. 나는.. 새로 산 청치마에 까만 부츠를 신었다..

2003 년 03 월 03 일.. 세번째..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다.. 그가..
병원을 다녀 왔다는 그의 얼굴이.. 까맣게 보였다.. 어디가 안좋은 걸까...
사진같이 예쁜... 까페에서.. 그는 커다란 샌드위치를.. 나는 조그맣게 자른 베이글을..
그리고 까페모카를.. 마셨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그의 말에.. 나는.. 베트남 친구얘기를.. 한참.. 했다..

2003 년 05 월 26 일.. 네번째 만남.. 그리고.. 마지막 인사..

나는 샛노란 그물 무늬의 블라우스를 입었다...
모르는 사람이.. "예쁘다" 며.. 툭' 말을 걸고 지나간다..
그도.. 그렇게 봐주면.. 좋겠다...

여의도 공원을.. 산책했다.. 차가운 녹차한잔.. 손에 든 채..
두볼에 물든 놀을.. 새빨갛게 지는 해 탓으로 돌렸던 기억..

63빌딩 불빛이 예쁘다.. 생각하며.. 돌아오는 길..

저때문에... 피곤하셨어요..?

말을 하며 수줍어 하는 내게.. 그는 웃으면서.. 아니라고 했다...


추억할 만한 게.. 많지 않은 데도.. 노을이 지는 시간이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산책.. 때문에..
나는.. 0430.. 그걸 버리지 못하나 보다..